밀랍주조법 vs 주물사주조법 | 금속활자 주조시연 (청주 금속활자전수교육관 후기)
청주고인쇄박물관 맞은편에 있는 금속활자전수교육관에서 금속활자 주조시연이 열려 직접 참여해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금속활자는 과거 밀랍주조법과 주물사주조법으로 제작되었는데, 이번 시연에서는 주물사주조법의 일부 과정이 재현되었습니다.
먼저 금속활자 주조시연 현장을 소개하고, 밀랍주조법과 주물사주조법의 차이도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금속활자전수교육관
저는 예약 없이 방문했지만, 주말에는 참가자가 많을 수 있으니 미리 일정과 참가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가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금속활자 주조시연
거푸집 만들기
이번 시연에서는 주물사주조법의 일부 과정인 거푸집 제작부터 활자 가지쇠 완성 단계까지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거푸집은 윗틀과 아래틀 두 부분으로 구성되며, 아래틀에는 글자 모양의 어미자(母字)를 끼워 넣습니다. 어미자는 활자의 원형이 되는 글자로, 주조 시 금속이 흘러들어 글자 형태를 만들 수 있도록 기준이 되는 부분입니다.
어미자를 고정한 뒤 그 주위를 주물사(거푸집 제작용 모래)로 단단히 채워 아래틀을 완성하고, 윗틀에도 주물사를 채워 두 틀을 맞추어 거푸집을 완성합니다.
이후 어미자가 들어 있던 아래틀에 쇳물이 흘러들 통로를 만들어 준 뒤, 어미자를 꺼내면 쇳물이 채워질 빈 공간이 형성됩니다.
거푸집에 쇳물 붓기
완성된 거푸집의 윗틀과 아래틀을 정확히 맞춰 분리되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합니다. 그다음 쇳물이 고르게 흘러들 수 있도록 거푸집을 안정된 각도로 세운 뒤, 약 1,200도의 쇳물을 천천히 부어 넣습니다.
용암처럼 붉게 달궈진 쇳물이 거푸집 속으로 흘러드는 순간, 참가자들의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주의산만하던 아이들까지 숨죽인 채 그 장면을 지켜봤어요.
활자 가지쇠 완성
쇳물이 완전히 식은 뒤, 거푸집의 윗틀과 아래틀을 분리해 완성된 활자 가지쇠를 꺼냅니다.
설명만 들으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금속활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이해가 훨씬 쉬웠어요. 실제로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참가자 중에는 아이들도 많았는데, 대부분 흥미로워하며 집중해서 시연을 지켜봤어요.
밀랍주조법 (蜜蠟鑄造法)
과정 요약:
밀랍으로 활자의 원형(어미자)과 틀(가지)을 만든 뒤, 그 위에 황토와 모래를 덧발라 거푸집을 형성한다.
열을 가해 밀랍을 녹여 빼낸 자리에 청동을 붓고, 식은 뒤 거푸집을 깨서 활자를 꺼낸다.
- 특징: 섬세한 글자 표현이 가능하지만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림
- 밀랍 소실 과정에서 정교한 빈 공간이 형성되어 활자 모양이 부드럽고 세밀
- 생산성은 낮지만 예술적·기술적 정밀함이 돋보임
주물사주조법 (鑄物砂鑄造法)
과정 요약:
어미자를 나무나 금속으로 조각해 암·숫틀을 만들고, 주물사를 단단히 다져 틀을 완성한다.
그 틀에 청동을 붓고 식혀 꺼낸 뒤, 활자를 다듬어 인쇄용으로 사용한다.
- 특징: 밀랍 대신 주물사를 사용하여 속도가 빠르고 대량 생산에 유리
- 공정이 간단해 관청·서적 제작에 널리 쓰임
- 밀랍주조법 대비 글자선이 다소 거칠어 세밀도는 상대적으로 낮음
한눈에 비교
| 구분 | 밀랍주조법 | 주물사주조법 |
|---|---|---|
| 시대 | 고려 시대 | 조선 시대 |
| 재료 | 밀랍 + 황토 + 모래 | 주물사(모래 + 점토) |
| 틀 형태 | 밀랍으로 만든 가지 틀 | 모래로 다진 암·숫틀 |
| 정밀도 | 높음 (세밀한 글자 표현) | 중간 (빠른 제작 중심) |
| 생산성 | 낮음 | 높음 |
| 대표 사례 | 「직지심체요절」 | 「갑인자」 등 조선 활자 |